송도앞바다 케이블카, 경정당 [모터보트 경주장]
부산 서구청이 송도해수욕장 옆 암남공원 앞바다에 모터보트 경주장인 경정장 유치를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구청은 최근 암남공원 앞바다에 경정장을 유치키로 지역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행정 절차 준비에 나섰다고 7일 밝혔다. 이러한 서구청의 움직임은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이 지난해 7월 기장군과 기장지역에 경정장을 짓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기장군이 이를 취소할 뜻을 내비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기장군은 최근 해수담수화 논란 등을 이유로 경정장 유치를 사실상 접은 상황이다. 지난해 추진 당시에도 기장 주민들은 도박 중독자 등 발생 우려와 교육 환경 저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쏟아낸 바 있다.
부산 서구청 본격 추진
여론 수렴·행정 절차 착수
"근시안 행정, 난개발 우려"
시민단체 등 반발 확산
서구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마장과 경륜장 등 사행산업이 관광 등과 연계해 들어선 부산지역에 경정장 건설까지 이뤄지면 도박 도시 오명을 얻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등에서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명승지를 훼손하게 될 근시안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과자치연구소 민은주 책임연구원은 "서구청이송도해수욕장을난개발하려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주민 김 모(38) 씨도 "남항 묘박지와 어우러진 천혜의 바다를 시끄러운 사행시설로 망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구청은 해상 케이블카 곤돌라 건설에 이어 돌고래쇼 상설 공연장 등을 위한 민자 유치와 경정장 유치로 부산 첫 해수욕장이었던 송도해수욕장 일대가 레저문화의 선구적인 장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구청은 지난달 남항대교와 암남공원 사이 1.6㎞ 바닷길을 잇는 10인승 해상 케이블카 곤돌라 설치를 민자로 추진키로 확정했다. 이달 공사에 들어가는 이 곤돌라는 내년 하반기 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박극제 서구청장은 "경정장 유치는 송도해수욕장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크게 반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정장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경정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2014년 지방선거 때 후보들이 경정장 폐쇄를 공약으로 내건데다 인근에 행복주택 건설 계획까지 세워지면서 경정장 폐쇄가 확실시되고 있다. 경정장 폐쇄 이후에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소희 기자 s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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